제 이야기를 풀어놓기에 앞서 부족한 글에 과분한 상을 주신 『지니 카지노v』과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기대조차 사치라는 마음이었던 첫 도전에 이처럼 좋은 결과를 얻게 돼 진심으로 영광스럽습니다. 덕분에 어떤 형태로든 글을 쓰며 살고 싶다고 생각했던 제 소망에 이정표 하나를 세웠습니다.
스스로가 세상으로부터 유리돼 있다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시답잖은 이야기로 웃고 떠들면서도 나의 웃음이 맞은편에 앉아 있는 친구의 것과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나는 괜찮을 수 없는 운명을 타고난 듯한, 그래서 평생 유리 벽 너머의 밝은 세상을 질투하며 살아가야 할 것만 같은 기분. 「산소포화」는 그런 기분에서 출발한 소설이었습니다. 원하지 않았는데 이미 내 손에 들려 있는 검은 덩어리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스스로가 만족할 만한 답을 내리고 싶었습니다.
소설을 쓰며 내내 머릿속에 맴돌았던 생각이 있다면 무언가를 받아들이는 일은 결코 지는 게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어찌 됐든 피해갈 수 없는 고통이라면 적어도 두 팔 벌려 대범하게 맞이하는 척이라도 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기에 소설 말미의, 어떻게든 될 것이라던 희준의 확신은 닫힌 결말이라기보다는 정답이라고 믿고 싶은 여러 갈래 길 중 하나에 가깝겠습니다. 충분히 아파하고, 몰래 울고, 누군가를 붙든 채로 징징거리고 난 다음에야 비로소 씹어 삼킬 수 있게 된 일이 누구에게나 하나쯤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그렇기에 이 소설을 읽는 이들도 어쩌면 이해할 수 없는 행동만 하는 두 주인공에게서 희한하게도 공명하는 지점을 발견할 지 모르겠습니다. 여러분께서 지후와 희준의 모습에 잠깐이라도 스스로를 겹쳐 보는 순간이 있었다면 그것으로 이 소설은 제 몫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나의 가장 큰 버팀목인 엄마, 영원한 문우 아빠, 그리고 저를 어쨌거나 ‘쓰는 사람’으로 기억해 주는 모든 친구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키우기도 다루기도 어려운 제게 쏟아지는 애정의 크기를 실감할 때마다 잘 살고 잘 써야겠다는 다짐을 새롭게 새깁니다. 지후와 희준이 앞으로도 아가미를 외면하지 않고 잘 살아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제가 사랑하고 저를 사랑하는 여러분 모두의 삶 또한 아무래도 괜찮았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