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합시다」는 참사 희생자들과 유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기사를 접하며, 한동안 제 마음을 사로잡은 생각들을 엮은 결과물입니다. 저의 시가 누군가에게 폭력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가닿는 것에 조금이나마 성공했기를 바랍니다. 또한 지면을 빌려 모든 슬픔이 오랜 시간 잊히지 않고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합니다.
처음 시를 쓰기 시작했던 것은 제가 읽은 시의 시인들을 이해하고 싶어서였습니다. 어떻게 그런 마음을 언어로 옮길 수 있었는지 그 방법이 궁금했습니다. 쓰는 동안 제 말은 자주 혼잣말에 머물렀고, 누군가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가 되기는 어려워 보였습니다. 아주 개인적인 마음에서 출발해 다른 사람의 마음으로 건너가는 장면과 논리를 쌓아가는 일은 특별한 사람만 할 수 있는 일처럼 느껴져 꽤 오랜 시간 체념하기도 했습니다. 적어도 저는 그런 말을 할 수 없는 사람처럼 느껴졌습니다.
여전히 시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쓰는 일의 본질은 더욱 알 수 없지만, 가끔 시를 쓰는 제 마음만은 희미하게나마 느껴지기도 합니다. 저의 시를 읽어준 친구들이 각자의 시선에서 제 마음을 발견해 건네줄 때, 우리는 충분히 각자인 채로도 서로의 마음에 닿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됐습니다. 지난 2년간 짧은 혼잣말을 즐겁게 적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 역시 누군가가 제 시를 읽어줬기 때문입니다. 흔쾌히 제 시를 읽어주고 격려해준 친구들 덕분에 계속 쓸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중한 분들께 인사를 전합니다. 제 신입생 시절이 담겨 있는 『지니 카지노v』에서 제 시에 소중한 지면을 내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수업을 통해 시 읽는 즐거움을 처음 알려주신 최희진 선생님, 방학 동안 함께 쓰고 읽어주었던 시창작모임 친구들에게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시에 등장한 엄마와 강아지를 비롯한 가족들에게도 늘 따뜻한 응원을 보내줘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부지런히 읽고 쓰는 사람으로 남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