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 철거를 앞둔 돈의문박물관마을을 찾다

▲운영 종료 후 울타리로 가로막힌 돈의문박물관마을의 입구.
▲운영 종료 후 울타리로 가로막힌 돈의문박물관마을의 입구.

 

올 8월 31일, 지난해 운영 종료가 결정된 돈의문박물관마을이 결국 문을 닫았다. 옛 골목을 보존해 과거 서울을 간직한 문화 공간으로의 재생을 꾀했던 돈의문박물관마을은 왜 ‘아는 사람만 아는 곳’으로만 머무르다 추억 저편으로 사라지게 됐을까. 카지노 사이트 추천의 옛 모습을 지키며 사람들의 발걸음을 모을 수 있는, 카지노 사이트 추천와 사람이 공존하는 카지노 사이트 추천재생을 위한 길은 무엇일까.

 

 

옛 서울 모습 재현하려 조성한 마을

덕수궁 돌담길을 지나 정동길을 따라 걷다 보면, 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대로 너머로 복고풍의 분식집 간판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경희궁과 돈의문 터 사이, 오래된 식당과 주택이 밀집해 있던 동네의 초입이다. 분식집 옆으로 늘어선 세 개의 저층 건물과 커다란 서울카지노 사이트 추천건축센터 건물이 마을의 외곽을 둘러싸고 있다. 건물 사이로 난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오래된 식당과 근대식 주택이 하나둘씩 나타난다. 그러나 마을의 입구는 모두 나무 울타리로 막혀 있어 내부는 인기척 없이 휑하다. 철거가 계획된 후 입주 업체와 서울시 간 법적 분쟁이 진행 중인 돈의문박물관마을의 현재 모습이다.

돈의문박물관마을은 2017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뜻으로 조성됐다. 해당 부지는 원래 2003년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추진했던 ‘뉴타운’ 정책의 일환으로 돈의문뉴타운 근린공원의 구축을 계획하던 곳이다. 박원순 전 시장은 2014년 1월부터 이곳에 남아 있는 식당과 가게, 주택 등을 보존하고자 기존에 계획했던 근린공원 대신 돈의문박물관마을 조성을 추진했다. 현창용 교수(중앙대 건축학부)는 “옛 마을의 모습이 남아있는 곳을 카지노 사이트 추천 건축‧문화의 중심지로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서 조성됐다”라며 마을의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서울시는 해당 부지를 돈의문 1구역 카지노 사이트 추천환경정비사업 조합으로부터 기부채납 받아 저층 건물 43채로 구성된 ‘돈의문박물관마을’을 만들었다. 마을은 서울카지노 사이트 추천건축센터․돈의문역사관 등의 전시 시설과 옛 학교․극장․이발소 등의 모습을 재현한 체험 시설로 구성됐다.

서울의 옛 모습을 보존한 관광 명소를 만들겠다는 당초 취지와 달리, 개관 이후 돈의문박물관마을은 낮은 관심도와 적은 방문객으로 비판과 우려에 부딪혔다. 코로나19가 확산한 시기에는 방문자 수 급감으로 ‘유령마을’이라 불리기도 했다. 2022년부터는 민간업체에 위탁해 운영하며 조금씩 방문자 수가 증가했으나, 여전히 사람 없는 마을이라는 오명을 벗기 힘들었다. 그리고 2024년 7월, 서울시는 돈의문박물관마을 부지를 녹지화하기 위해 마을 운영을 종료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서울특별시의회 임종국 의원은 “서울시가 돈의문박물관마을 부지를 녹지화하고 경희궁 인근 건축물인 서울특별시교육청과 서울역사박물관을 이전해 일대를 대규모 공원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라고 전했다. 그렇게 지난 8월 31일을 끝으로 돈의문박물관마을은 문을 닫았다.

 

 

되살린 마을 역사, 왜 시민 발걸음은 못 모았나

돈의문박물관마을은 전시관뿐 아니라 1960~80년대에 쉽게 찾아볼 수 있었던 각종 상업 시설을 재현해 중장년층은 추억을, 젊은 세대는 레트로를 맛보는 공간이었다. 올봄 돈의문박물관마을에 처음 방문한 김선희 씨(45)는 “추억이 남아있는 곳인데 사라진다니 아쉽다”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근대적인 건축물을 보존해 공공의 공간으로 재생하고자 했던 돈의문박물관마을은 왜 많은 사람이 찾는 명소로 자리매김하지 못했을까.

먼저 입지 조건의 불리함과 이를 보완할 건축적 장치의 부재가 원인으로 지적된다. 돈의문박물관마을은 광화문과 서촌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에 인접하지만, 한편으로는 지대가 높고 대로로 둘러싸여 있어 외딴섬처럼 동떨어져 있다. 또한 마을 부지 일대가 전면부에 세워진 건물에 가려져 외부에서는 그 존재를 쉽게 확인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마을 내부에 다양한 체험시설을 마련했음에도 외부인이 알고 찾아오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현창용 교수는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유입이 필요한데 주위가 대형 병원과 대로이니 사실상 시민들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았다”라며 “게다가 마을이 옹벽으로 둘러싸여 좋은 콘텐츠가 외부에 노출될 수 없었다”라고 지적했다. 인근 고등학교에 다니는 김유진 씨(17)는 “주변인들로부터 방문을 추천받았지만, 밖에서 봤을 때 앞의 건물들밖에 안 보여서 무엇이 있는지 잘 몰랐다”라며 선뜻 방문할 생각을 하지 못했던 이유를 전했다.

마을 주변 공간과의 연계 효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분석도 있다. 마을 운영 종료 결정에는 의문을 제기하면서도 공간 개선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임종국 의원은 “인근 시설과의 연계 효과가 생길 때 사람들이 찾아올 유인이 마련된다”라며 “마을 내부 시설만 가지고 유입을 유도하기는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역사와 시민이 함께 살아가는 공간 만들 길은

돈의문박물관마을의 실패가 카지노 사이트 추천재생 사업에 던지는 교훈은 무엇일까. 카지노 사이트 추천재생에서는 카지노 사이트 추천의 역사와 특색을 간직한 공간을 시민들이 오갈 수 있는 장소로 재탄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돈의문박물관마을은 마을의 옛 모습을 효과적으로 보존했지만 방문자 수를 늘릴 유인책은 성공적으로 마련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바람직한 카지노 사이트 추천재생을 위해 ‘개발이냐 보존이냐’의 이분법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창용 교수는 돈의문박물관마을이 “완벽한 보존이 오히려 보존을 실패하게 만든 사례”라고 전했다. 문화유산으로서 가치를 지니는 카지노 사이트 추천의 보존만큼이나 그곳을 찾아오는 현재와 미래의 사람들을 위한 개발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마을을 철거하고 녹지화하는 것이 진정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현창용 교수는 “대중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카지노 사이트 추천의 역사를 정교하게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기존의 건축물을 철거한 뒤 녹지화하는 것은 지나치게 쉬운 방법”이라고 꼬집었다. 부족한 기획과 설계를 보완해 시민들이 찾아와 추억을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시킬 가능성을 외면한 채, 마을을 전부 철거하고 공원으로의 전면적 전환을 꾀하는 것도 개발과 보존의 이분법에 갇히는 선택은 아닌지 의문이 남는다.

카지노 사이트 추천 공간은 그 안에서 살아갈 사람들을 생각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임종국 의원은 “건축학에서는 어바니즘(urbanism)이라는 개념을 통해 카지노 사이트 추천를 설계할 때 카지노 사이트 추천 공간 안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움직일지를 고려한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카지노 사이트 추천재생 사업에서도 중요하다. 카지노 사이트 추천재생 사업을 기획할 때는 카지노 사이트 추천에 깃든 시간의 깊이를 지키면서도, 그 안에서 현재의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상상력이 필요하다. 김광현 명예교수(건축학과)는 “남겨야 할 가치가 있는 것은 남기면서도 후에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어떤 활동을 할 수 있는지, 그 활동이 지속적일 수 있는지를 숙고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카지노 사이트 추천가 아무리 빌딩 숲이 돼가고 있다 한들, 결국 사람이 살아가는 곳이다. 무심코 지나치는 카지노 사이트 추천 공간에 깃든 시간의 깊이는 얼마큼인가. 그 안에서 숨 쉬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어떨지 헤아려본 적 있는가. 쉴 새 없이 아파트가 지어지고 사람이 설 틈이 좁아져 가는 이 카지노 사이트 추천에서, 묻혀있는 시간을 정교하게 발굴하면서도 현재와 미래의 사람들이 같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을 만들기 위한 길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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