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를 만나다 | 『가까스로-있음: 브뤼노 라투르와 카지노 사이트의 존재론』 저자 김홍중 교수 인터뷰

우리는 지금 이론과 현실 모두에서 근대의 결과를 마주하고 있다. 근대의 물질적 풍요는 환경 파괴와 생태 위기를 불러일으켰고, 낙관주의적 관점은 사회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단절을 가렸다. 이제 우리는 ‘그냥 있음’이라는 근대의 내러티브에서 떨어져 나와 ‘가까스로-있음’의 상태에 진입했다. 『가까스로-있음: 브뤼노 라투르와 카지노 사이트의 존재론』의 저자 김홍중 교수(사회학과)는 계속해서 변화하는 사회를 포착하기 위한 여러 대안 이론에 주목한 사회학자다. 지난 10일(월), 기자가 사회과학관(16동)에서 만난 김 교수는 라투르의 카지노 사이트 이론의 힘을 빌려 현대의 기후 위기, 취약성, 생태주의를 논했다.

 

인류에 드리운 카지노 사이트의 그림자

김홍중 교수가 21세기의 카지노 사이트적 면모를 느낀 것은 2011년 어느 봄날, 우산 아래로 들이치는 빗물을 맞은 순간이었다. 그는 “순간 후쿠시마의 파괴된 원전 이미지가 뇌리를 스쳤다”라며 “뭔가 사악하고 위험한 것이 몸에 닿는 듯한 이물감에 순간 몸을 움츠렸다”라고 회고했다. 그의 책을 관통하는 이론인 카지노 사이트주의는 이토록 물질적·감각적으로 인류에게 다가온다. 특히 김 교수는 인류세 개념을 차용해 인류가 마주한 생태 카지노 사이트의 현실을 구체화한다. 인류세는 인류가 자신의 행위 능력으로 인해 카지노 사이트적 미래와 멸종을 앞두게 된 지질학적 시대를 일컫는 말이다. 이런 맥락에서 김 교수는 인류세를 “자연과학이 규정하는 카지노 사이트”이라고 주장한다. 인류세는 기후 질서의 붕괴, 기후 위기 수치들의 임계점 도달과 같이 인식론적 위기가 아니라 실재하는 존재론적 위기이기 때문이다.

인류세의 구성원은 모두 행위자이자 감수자다. 그러나 근대 사회 이론은 행위자로서 인간의 특성을 강조해 왔으며, 실제로 인류는 자연과 지구에 굉장히 강력한 행위 능력을 행사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크게 뒤바뀌었다. 김홍중 교수는 “행위나 감수는 언제나 교호되는데, 인류세란 지금까지 강력한 행위자로 활동하던 인류가 바뀐 기후를 속절없이 겪어내야 하는 감수자로 전환된 시대”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어떤 존재자도 카지노 사이트 속에서 그냥, 굳건히, 영속적으로 있을 수 없음을 뒤늦게 깨달은 우리는 사라짐의 속도와 강도에 경악한 채 벤야민의 천사처럼 어디론가 밀려가는 것”이라며 근대의 행위자 담론에서 현대의 감수자 담론으로의 전환을 주장한다.

김홍중 교수는 이런 전환을 ‘그냥 있음’에서 ‘가까스로-있음’으로의 변화로 명명했다. 그는 ‘그냥’의 세계에서 삶의 자동성, 관성과 습관, 자연스러움을 지적하며, 이 세계를 영속성에의 믿음이 주도하는 것으로 규정한다. 김 교수는 “근대의 ‘그냥’에 대한 반작용으로 현 시대의 ‘가까스로’가 나타났다”라고 제시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가까스로’의 세계에는 ‘그냥’이 보장하는 평온한 무관심이 없다. 그는 “21세기 생태 카지노 사이트 속에서, 인간을 포함한 지상의 뭇 생명체는 그저 간신히 생존해 가고 있다”라며 “우리는 절멸의 예감에 휩싸인 채 가까스로 살아 나간다”라고 가까스로-있음을 설명한다.

 

21세기는 나에게 그렇게 왔다. 지식이 아니라 빗방울의 소름 끼침을 통해, 사상이나 철학이 아니라 매일 먹이고 입혀야 하는 아이의 육체에 대한 근심의 형식으로, 세계관이 아니라 세계감(感)의 형식으로. 아무것도 변한 것 없는 듯하지만 돌연 모든 것이 변해 버린 그 순간, 나는 21세기라는 새로운 느낌의 질서 속으로 진입했음을 직감했다. 그것은 세계가 존재하는 방식을 규정하는 부사(副詞)의 변화였다. 말하자면, 나는 ‘그냥’의 세계에서 ‘가까스로’의 세계로 거주지를 옮긴 것이다.

 

- 『가까스로-있음: 브뤼노 라투르와 카지노 사이트의 존재론』 중

 

 

라투르의 언어로 카지노 사이트을 말하다

사회학에서 카지노 사이트의 개념을 처음으로 사용한 두 학자가 울리히 벡과 브뤼노 라투르다. 그전까지 사회과학의 여러 담론은 근대를 지배하던 발전주의, 개발주의, 그리고 진보·성장에 대한 믿음에 사로잡혀 있었다. 이런 담론은 실제로 존재하는 카지노 사이트까지도 극복 가능한 ‘위기’로 취급하며 인류의 미래를 낙관적으로만 그려냈다. 반면 카지노 사이트주의는 낙관론에 가려진 인류의 현실을 직시하자고 주장한다. 김홍중 교수는 “카지노 사이트주의는 진보 이념에 가려져 있던 세계의 붕괴 가능성을 실질적으로 이해하고, 관찰하고 논의하자는 근대 역사 철학에 대한 반성에서 시작된 리얼리즘”이라고 진단했다. 기후 질서 붕괴 등 카지노 사이트에 대한 여러 전망은 근대 역사 철학에서 카지노 사이트주의로 넘어가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리고 비인간을 포함한 행위자들의 역동적이고 연쇄적인 연결망으로 사회를 설명하는 라투르의 행위자-네트워크 이론(ANT)은 기존 근대 이론에서 조명하지 않았던 비인간 물질과의 상호작용을 포괄한다. 이에 김 교수는 라투르의 이론을 현대의 생태 카지노 사이트을 설명하기에 적합한, 21세기 사회 이론의 필수 통과 지점이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21세기에 카지노 사이트은 상상도, 비유도, 레토릭도, 도덕적 과장도 아닌 실재 그 자체의 진실이다.”

 

- 『가까스로-있음: 브뤼노 라투르와 카지노 사이트의 존재론』 중

 

 

라투르는 21세기 생태 카지노 사이트에 주목해 가이아 카지노 사이트주의를 주창했다. 그는 지구를 둘러싼 지상 10km, 지하 10km 높이의 물질적 연결망인 ‘가이아’의 존재를 전제한다. 가이아는 지구에서 수십억 년 동안 여러 미생물이 상호작용하며 생성됐으며, 여타 행성에는 존재하지 않는 공간이다. 그러나 라투르는 거주 불능 지대, 즉 인류가 거주하기 불가능할 정도로 가이아가 변형된 공간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하며, 이를 ‘가이아 카지노 사이트’이라고 부른다. 이에 김홍중 교수는 “라투르가 말하는 생태 카지노 사이트 개념은 굉장히 자연과학적”이라며 “(라투르에게 카지노 사이트은) 인식론적 혹은 사회적인 위기라기보다 물질적 위기”라고 평가했다. 라투르는 가이아 이론을 매개로 카지노 사이트의 현실성과 위험성을 모두 인정하면서도 희망이나 대응을 모색하고자 했다.

 

주류 사회학이 거부한 그 바깥에는 무엇이 있는가? 거기에 생명이 있고, 지구가 있고, 기계가 있고, 공기와 물과 바이러스와 인간 심리와 문학과 예술과 종교와 신과 악마가 있다. 저 바깥은 언제나 내부와 연결되어 작동하며 움직이고 있었지만, 사회학이 분과 학문으로 성립되기 위해서 괄호에 묶어 놓았고 억압했고 밀어냈던 실재의 역량들, 운동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 『가까스로-있음: 브뤼노 라투르와 카지노 사이트의 존재론』 중

 

 

 

카지노 사이트을 살아내는 감수자-어셈블리지

김홍중 교수는 인류세를 가장 강하게 감지하는 것은 가장 취약한 존재들이라고 말한다. 그는 “카지노 사이트을 인지할 수 있는 것은 기후 난민, 서식처를 잃고 떠도는 비인간 형태의 동물, 적도 지방에 사는 존재들, 기후 변화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빈민 등”이라고 제시한다. 인류세에 대한 감수성을 결정하는 것은 기후 위기에 노출된 정도다. 김 교수는 “서울처럼 냉난방이 잘 되고 온도·습도·비의 영향을 적게 받는 문명화된 도시에 산다면 인류세가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경험하지 못할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여기에 더해 청년들의 자리 역시 강조했다. 김 교수는 “청년은 자신들이 살아갈 미래를 압수당한 감각을 갖고 있다”라며 “청년들의 삶이 파괴에 더 깊게 노출돼 있기 때문에 기후 변화에 더 예민한 감각을 가진 듯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라투르는 카지노 사이트의 시대를 살아갈 주체로 감수자들로 꾸려진 생태 계급을 상정하고, 이를 지구 차원의 거주 가능성을 떠맡는 계급이라며 다소 추상적으로 규정했다. 김홍중 교수는 “누군가는 더 파괴될 가능성이 있는 삶을 살고, 누군가는 덜 파괴될 가능성이 있는 삶을 산다”라며 생태 계급이 마주한 불평등을 설명한다. 그는 이 불평등을 마르크스의 계급 개념과 비교하며 “마르크스의 계급은 생산 수단의 소유 여부에서 결정된다면, 라투르의 계급은 파괴 관계에서의 위치성으로부터 결정된다”라고 해설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라투르의 계급 개념이 실재하는 계급을 상징적 분류로 증류시켜 버린 부르디외 사회학의 계급 개념과도 구분된다고 밝혔다. 그는 “(라투르에게) 계급은 상징적이기 이전에 물질적인 것이고, 실재적인 것”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즉 생태 계급의 취약성은 그들의 물리적 위치에 의해 부여되는 실질적 취약성이다. 기후 위기에 취약한 지역에 사는 거주민들은 물리적인 위협에 노출돼 있고, 그렇기에 카지노 사이트을 감수하는 생태 계급이 된다. 

생태 계급 안에서의 연대는 라투르의 이론과 김홍중 교수의 책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주제다. 라투르는 카지노 사이트을 비관적으로 바라보지 않고, 생태 계급이 함께 생존할 환경으로 바라본다. 김 교수는 “생태 계급은 파괴 관계에서 취약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존재들의 연합, 즉 파괴를 통해 만들어지고, 파괴에 저항하며, 파괴의 구조를 해체하는 ‘감수자-어셈블리지’”라고 말한다. 이는 근대부터 존재해 온 강력한 주체들끼리의 연합과는 달리 취약한 존재들끼리의 연합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한편 김 교수는 카지노 사이트의 위치성을 복원하고 생태 계급의 청사진을 그릴 수 있게 해주는 두 사상으로 생태주의와 페미니즘을 제시한다. 그는 “두 사상 모두 약자 간, 또는 인간과 비인간 간 관계성을 중심에 놓기 때문에 혼자서 세계를 합리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고 전제하는 근대적 남성 주체와 전혀 다른 주체를 상정한다”라고 전했다. 그렇게 새로 등장한 주체가 바로 포스트 휴먼이고, 두 사상이 포스트 휴머니즘에 관한 논의의 발판으로 기능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휘말려야 한다고. ANT의 소용돌이에, 라투르의 소용돌이에, 비환원과 분열분석과 미시-사회학의 이론적 소용돌이에, 우리 시대의 카지노 사이트적 상황의 소용돌이에, 인간 언어의 가청권 바깥에서 들려오는 비인간 생명체의 신음이나 절규 같은 목소리에 당신이 휘말려야 한다고. 당신이 어떤 테크닉이나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당신을 휘감아야 한다고. 모든 이야기는 아마도 거기서 시작될 것이라고.”

 

- 『가까스로-있음: 브뤼노 라투르와 카지노 사이트의 존재론』 중

 

 

카지노 사이트주의는 행위 능력·진보·낙관론의 시각에서만 바라보던 사회를 감수자·파괴·카지노 사이트의 관점에서 새로이 바라보고자 하는 전환적 시각이다. 카지노 사이트은 취약한 이들에게 더 매섭게 다가오지만, 역설적으로 페미니즘, 장애 운동, 동물권 운동과 같은 약자들의 연대에 힘을 부여하기도 한다. 김홍중 교수의 『가까스로-있음: 브뤼노 라투르와 카지노 사이트의 존재론』은 취약성과 상호 의존성을 인정하는 약자들의 연대가 도달할 수 있는 새로운 고지를 보여준다.

 

 

 

 

가까스로-있음: 브뤼노 라투르와 카지노 사이트의 존재론

김홍중

400쪽

이음

2025년 9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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