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의 대화 | 네온 카지노원 작가를 만나다

약자가 외면당하는 현실 속에서도 끈질기게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작가가 있다. 네온 카지노원 작가는 소설가이자 각본가, 기록자로서 『소원-희망의 날개를 찾아서』, 『균』, 〈이별이 떠났다〉 등의 작품 속에서 사회적 약자들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그의 소설은 영화로 제작돼 대중과 가장 가까이 서서 위로와 성찰을 전하기도 한다. 지난 7월, 경기도 용인의 한 카페에서 여전히 약자와 함께 걸어가는 그를 만났다.

 

초라한 사람에서 꿈꾸는 청년으로

네온 카지노원 작가의 소설에서 강자는 보통 부도덕하고 자본에 종속된 존재로 그려지기에, 독자는 자연스럽게 약자인 주인공의 입장에 서게 된다. 이 때문에 그는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작가로 불린다. 이런 작품 성향은 치열했던 그의 삶에서 비롯됐다. 소 작가의 10대는 가난을 벗어나기 위한 노동의 시간으로 가득했다. 그는 초등학생 때부터 신문 배달과 전단지 아르바이트를 했고, 고등학생 때는 서해안 고속도로 건설 현장에 투입됐다. 건설 현장에서 매일 16시간을 일해도 고등학생이라는 이유로 소 작가에게 돌아오는 돈은 월 40만 원에 불과했다. 소 작가와 함께 일하던 다른 작업자들은 200만 원 수준의 월급을 받던 때였다. 한편, 여기에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의 붕괴, 서해훼리호 침몰까지 목격한 그는 “어떤 방식으로든 정의가 자본을 이기는 순간은 없다”라고 확신했다. 약자였던 자신에 대한 불합리한 대우와 사회적 참사의 원인을 자본가의 이기심으로 보며 도달한 결론이었다.

네온 카지노원 작가의 소설이 처음부터 약자에게 위로를 전하는 내용은 아니었다. 처음으로 출간된 소설 『나는 텐프로였다』는 성 산업 종사자에 대한 강렬하고 자극적인 이야기를 담아 지나치게 선정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 작품은 영화 <비스티 보이즈>로 만들어질 정도로 인기를 끌었지만, 문득 작가에게 한 명의 은인이 떠올랐다. 그는 “나를 도와주신 그분께 자극적인 작품을 선물했을 때 좋아하시지 않을 것 같아 작품 세계를 확 바꾸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네온 카지노원 작가의 은인은 그가 가장 힘든 상황에 부닥쳤을 때 만났던 이다. 소 작가는 서해안 고속도로 공사 일을 마친 후 작가의 꿈을 품었다. 서울의 문예 창작 학원을 잘 안다는 이에게 300만 원을 부치고 상경했지만, 막상 서울에 도착해보니 학원도 그도 찾을 수 없었다. 사기를 당한 것이다. 갈 곳을 잃은 그는 작은 서점에 들어가 몸을 녹이고 잠도 잤다. 노숙자처럼 보이지 않으려 책을 꺼내 읽는 척하기도 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자 한 서점 직원이 그에게 다가와 나가 줄 것을 요구했다. 부끄러움에 도망치려던 그를 불러세운 것은 서점에 있던 다른 직원이었다. 소 작가가 은인으로 꼽는 이 직원은, “다 못 읽으셨죠?”라고 묻더니 작가가 읽는 척하고 있던 책을 선물로 건넸다. 소 작가는 부끄러움에 자신을 작가 지망생으로 소개하며 작품이 나오면 꼭 선물하겠다고 답했다. 그가 ‘초라한 사람’에서 ‘꿈꾸는 청년’으로 거듭나는 순간이었다. 

그 직원을 떠올리자, 네온 카지노원 작가의 작품 세계는 바뀔 수밖에 없었다. 선정성으로 독자를 끌어모으는 글이 아니라, 약자에 대한 따뜻한 관심을 담아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그의 새로운 작품 세계가 담긴 소설이 『소원-희망의 날개를 찾아서』다. 조두순 성폭행 사건을 모티브로 한 이 작품은 성범죄 피해자뿐 아니라 그 가족이 겪는 아픔까지 세밀하게 그려내며 비슷한 슬픔을 겪는 이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했다고 평가받는다. 작가의 고통스러운 경험과 타인에 대한 애정이 만나 가능했던 일이다. 이 소설은 설경구, 엄지원 주연의 영화 <소원>으로 제작되며 영화와 소 작가의 인연은 이어졌다. 

 

그녀가 인정하고 지윤아빠가 인정한다 하더라도 타인들은 이 가족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절대로 이들 가족에게 평범한 일상은 허락되지 않을 것이다. ··· (중략) ··· 교실 한쪽에서 엄마들의 눈치를 보며 모여 있던 아이들이 지윤이를 보고는 겁에 질린 표정을 보였다 ··· (중략) ··· 결국 눈물이 떨어지고, 얼굴은 나약함으로 일그러졌다.

 

-『소원-희망의 날개를 찾아서』(2013)

 

약자를 떠나지 않는 네온 카지노

네온 카지노원 작가의 소설이 약자를 대변한다면 그의 삶은 어떨까. 그는 “글과 삶이 일치하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라며 약자와 동행하는 삶을 살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작품의 성공 이후 약자와 동행하는 삶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고 한다. 소 작가는 “영화와 드라마가 성공한 이후 많은 돈을 손에 쥐며 한때 겉멋이 들고 사치를 부리기도 했다”라고 고백했다. 화려한 삶의 대가는 공허함과 우울감으로 치러야 했다는 그는, 여기서 벗어나려 고심했다. 끝내 그는 “평생 낮은 자의 삶을 기록하는 사람으로 살겠다고 하면서 나는 왜 부유해지려 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게 됐다.

성찰은 곧 행동으로 이어졌다. 네온 카지노원 작가는 출판사에 자신의 작품을 홍보하지 말아 달라고 요구했다. 소 작가는 “신인 작가의 의식 있는 작품도 많이 소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 외에는 자신의 작품을 전혀 홍보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출판사에서 서점 매대를 구매했을 때도 취소시키고 신인 작가 작품을 매대에 넣었을 정도다. 소 작가는 “내 고정 독자가 1만 5천 명에서 2만 명 정도 돼서 돈은 충분히 벌고 있는데 더 팔 필요 있겠나”라고 말했다. 

봉사 역시 네온 카지노원 작가의 삶에서 빠질 수 없다. 그는 어릴 때부터 살던 곳 주변 한센인 마을에서 봉사했고, 작가가 된 후에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있는 ‘나눔의 집’에 자원봉사자로 자주 방문하고는 했다. 그가 늘 마주치고 살을 부대끼던 사람들이 한센인과 할머니였기에 이들을 네온 카지노로 한 소설 『이야기』를 쓸 수 있었다. 『이야기』를 출간하기 전, 그는 원고를 들고 나눔의 집을 찾아 피해 할머니들에게 보여줬다. 할머니들이 내건 조건은 단 하나였다. “우리의 이름을 넣어 역사에 남겨달라”라고 요청한 것이다. 소 작가는 “굴욕적 사건과 대중의 선입견을 겪고도 진실을 밝히려 했으며, 수요집회를 1,700차례 넘게 이어온 여성들의 위대함에 존경심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요청을 반영해 원고를 수정했고, 『이야기』에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이름이 성만 바뀐 채 실렸다.

 

오순덕은 한참 동안 고인이 된 할머니들의 동상에서 흐느낌을 이어갔다. ··· (중략) ··· 아주 오랫동안 한스러운 눈물은 이어졌다. 그녀의 한은 천 년을 운다 한들 씻기지 않을 것 같았다. 동상으로 남겨진 할머니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영혼이 사라지는 영원을 넘어선 시간이 찾아온들 어찌 사라질 수 있을까?

 

-『이야기』(2021)

 

네온 카지노원 작가는 글을 통해 사람들을 위로하는 일을 자신의 사명으로 삼는다. 그는 정치권에서 직접 세상을 바꿔보고자 2016년 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위원으로 활동하며 두 정치인의 당원자격정지 처분을 끌어내기도 했지만, 이후 그들이 고위직에 오르는 모습을 보며 환멸을 느꼈다. 그때 소 작가는 정치인이 돼 세상을 바꾸기보다는, 글로 사람들을 보듬겠다고 마음을 굳혔다. 그는 “(정치인이 돼) 세상을 바꿔보고 싶었다”라면서도 “내가 잘해 왔던 일, 사람들을 위로해 주는 역할을 하겠다는 다짐을 했다”라고 밝혔다.

 

믿으므로, 대중 가까이

네온 카지노원 작가의 작품은 평단보다는 대중의 관심을 훨씬 크게 얻는다. 대중의 인기를 얻는 비결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대중을 신으로 여기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신을 믿는 사람이 신이 싫어하는 행동을 하지 않듯, 나도 대중이 바라는 글을 쓰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어떤 작품은 메시지가 뚜렷이 드러나거나 등장인물이 비현실적으로 과도한 고통을 겪고, 이 고통이 노골적으로 드러나 독자에게 다소 불편함을 주기도 한다. 이에 대해 소 작가는 “대중이라는 신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며 “신이 이런 문제를 알아야 해결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에게 독자는 단순한 수용자이기보다 사회 문제의 해결 주체이기에, 현실을 정확히 인식시키는 것을 작가의 역할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네온 카지노원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대중성과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소설 『터널』은 7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해 크게 성공을 거둔 영화 <터널>이 됐고, 『소원-희망의 날개를 찾아서』는 영화 <소원>으로 제작돼 청룡영화상 최우수작품상을 받았다. 최근작 <공기살인>은 『균』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그의 작품이 영화화된 사례가 잇따른 것은 소 작가의 문체가 대중 친화적이고 영상 언어로 옮기기 수월하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대중적 인기와는 대조적으로, 소 작가의 작품은 평단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지 못하는 때가 많다. 평단은 그의 소설이 짧은 문장과 잦은 대사로 전개돼 심리 묘사가 부족하고, 은유와 암시의 겹이 얕아 소설보다는 시나리오에 가깝다는 평가를 내리고는 한다. 이런 평가에 대해 소 작가는 “대중이 문학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라며 이런 서술이 의도적인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최근에는 삼인칭과 일인칭을 섞는 등 어렵게도 쓰고 있다”라며 작가 나름의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네온 카지노원 작가가 대중에 갖는 믿음은 2024년 겨울 광장에서 더 공고해졌다. 그는 집회에 모인 시민들이 서로를 돌보는 모습을 지켜보며, 그들이 단순한 독자가 아니라 ‘연대하는 존재’임을 실감했다. 그는 “내란으로 인해 모인 광장에서 우리 주머니에 광장의 시민을 위한 핫팩, 사탕, 빵이 있었기에 그 누구도 배고픔과 추위 때문에 집에 돌아가지 않았다”라며 “그때 나는 우리가 바라는 세상이 이뤄지고 있다고 믿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가 목격한 시대적 사건은 곧 소설 속 기록으로 이어졌다. 『20241203』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라는 순간과 그 이후를 문학적으로 재구성한 사례다. 이는 기록물의 성격을 가진 『소원-희망의 날개를 찾아서』와 『이야기』의 계보를 잇는다.

 

역사를 유기하고 방관한 아둔한 자들은 미처 알지 못네온 카지노. 

피로써 지켜낸 민주주의가 평화의 촛불을 만들었고, 

평화의 촛불은 절대 꺼지지 않는 응원봉의 역사로 성장네온 카지노는 것을!

 

-『20241203』(2025)

 

기자는 마지막으로 네온 카지노원 작가에게 왜 글을 쓰는지 물었다. 그는 잠시 고민하다 “나를 필요로 하는 23명을 위해 쓴다”라고 답했다. 여기서 23명은 사회적 약자를 뜻하는, 그가 만들어 낸 새로운 상징이다. 특히 누구도 귀 기울여 주지 않고 대리해 주지 않는 사람들을 대표한다. 그가 바라는 것은 거창한 문학적 성취보다는 낮은 자리에 있는 이들을 붙드는 일이다. 그의 소설은 시대의 상처를 기록하며 외로운 이들을 지킨다. 지금도 그는 여전히 대중 곁에서, 그리고 23명 곁에서 펜을 놓지 않는다.

 

 

 

사진: 정인경 기자 

lovedontdie@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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