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교수 인터뷰 | 의학과 박도준 교수
지난달 16일 서울대병원 본관에서 박도준 교수(의학과)를 만났다. 정년을 앞두고 오히려 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박도준 교수였지만, 엘리베이터 앞까지 마중을 나와 온화한 미소로 기자들을 맞았다.
Q. 정년을 맞이한 소감은?
A. 젊었을 때 학문을 시작하며 품었던 바람들이 있다. 모교에서 교수로 일하고 싶었고, 미국 국립보건원과 같은 기관이 한국에도 생겨 그곳에서 일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기회가 돼서 두 가지 모두 해 볼 수 있었기에 정말 축복받았다고 생각한다. 스승님들, 동료들, 후배 교수들, 학생들 모두에게 고맙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지난 1년 반 동안 의정 갈등으로 학생들이 학교를 떠난 상황에서 교수로서 아무 역할도 하지 못했다는 것에 자괴감이 들고, 제자들에게 미안하다.
Q. 갑상샘에 관해 관심 있게 연구한 것으로 안다. 연구 분야를 소개해 달라.
A. 처음에는 갑상샘 세포 내 신호 전달에 관해 연구했다. 갑상샘 자극 호르몬이 갑상샘 내 수용체를 자극하면서 호르몬이 만들어지고, 세포가 성장하는 일련의 과정을 연구한 것이다. 이는 갑상샘 기능 항진증·저하증의 진단과 치료 및 예방에 중요한 연구다. 최근에는 갑상샘암의 발생기전과 특징에 관해서도 연구하고 있다. 한국의 갑상샘 유두암 발생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데, 과량의 요오드 섭취와 연관돼 있을 것이라는 가설이 있다. 앞으로 후배 교수들이 규명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Q. 국립보건의료원장을 역임했다. 원장으로 근무하게 된 계기와 소감이 궁금하다.
A. 미국 국립보건원에서 7년 정도 연구했는데, 그곳의 자유로운 연구 분위기와 연구자를 보면서 한국에도 이런 분위기의 연구소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2015년 말 정부에서 국립보건의료원장을 모집한다는 공모를 보고 지원해 3년간 원장직을 수행하게 됐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긴 호흡의 연구를 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장기적인 의생명과학 연구 방향 설정을 위한 여러 기획을 했다. 지금까지 연결돼 진행되는 것들도 있고 아쉽게 중단된 기획도 있지만 여러 정부 부처와 상의해 연구 방향의 큰 틀을 짜는 즐겁고 보람된 시간이었다.
Q. 정년 이후 계획은?
A. 1년에 한두 차례씩 제3세계 국가에 의료봉사를 다니며, 단기 의료봉사만으로는 그들이 가진 근본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한계를 절감했다. 외부에서 병원을 지어줘도 의사가 없어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교육을 통해 스스로 의사를 양성해야 한다고 느꼈다. 지난해 1월 에스와티니 최초의 의과온라인 카지노 사이트이 생겼는데, 정년 퇴임 후에 임상학과장으로 일하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조건이 열악한 곳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의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큰 보람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앞으로는 에스와티니에서 좋은 의사를 양성해 내고, 기회가 된다면 그들과 함께 지역 고유의 의학적 문제를 찾고 해결하는 연구도 하고 싶다.
인터뷰 중 박도준 교수의 한마디 한마디에는 학생들과 환자들, 그리고 의학에 대한 순수한 사랑과 열정이 묻어났다. 머나먼 에스와티니에서 두 번째 삶의 여정을 이어갈 박도준 교수를 응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