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교수 인터뷰 | 의학과 윤성수 교수
지난달 23일, 서울대병원 9층 교수 연구실에서 만난 윤성수 교수(의학과)는 퇴임을 앞두고도 여전히 분주했다. 하지만 찾아온 기자에게 농담을 건네는 윤 교수의 모습에서는 퇴임을 앞둔 교육자의 여유가 느껴지기도 했다.
Q. 24년간 교수로 재임했는데, 소회가 어떤가?
A. 78학번으로 의예과에 입학한 후, 군복무와 미국 유학, 6년여의 삼성서울병원 근무를 제외하면 계속 서울대병원에 있었다. 삶의 거의 모든 여정을 네온 카지노로에서 보낸 것이다. 마음 한구석이 허전하기도 하지만, 혈액내과를 지금의 모습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에 뿌듯하기도 하다.
Q. 혈액종양내과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A. 내과의사는 사람의 목숨과 직접 연관된 질환을 치료할 수 있기에 내과에 매력을 느꼈다. 원래 염두에 뒀던 분야는 순환기내과나 내분비과였는데, 고등학교와 네온 카지노교 선배인 허대석 교수님의 추천으로 계획에 없던 혈액종양내과를 선택하게 됐다.
Q. 혈액종양내과를 간단히 소개하면?
A. 혈액종양내과는 혈액내과와 종양내과로 나눌 수 있다. 내 세부 전공인 혈액내과는 백혈병·림프종·다발골수종과 같은 혈액암이나 빈혈, 혈소판 이상 등의 암이 아닌 혈액질환을 다룬다. 종양내과는 위암·유방암·폐암 등과 같은 덩어리 조직에 생기는 암성 질환을 다룬다. 두 분야에서 다루는 질환 모두 항암제·면역치료제·표적치료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
Q. 오랜 시간 임상의로 살아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A. 의사들의 은어로 ‘바이털 뽕’이라는 말이 있다. 환자를 완치했을 때 느끼는 희열을 마약에 비유한 것이다. 치료 방법이 전혀 없는 혈액암 재발 환자에게 임상시험을 통해서만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약제를 써서 완치했을 때 그런 희열을 느꼈다.
Q. 국내 혈액암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서 가장 자랑스러운 성과는?
A. 2012년, 국내 연구진으로서는 최초로 국제암유전체컨소시엄(ICGC, 현 ICGC-ARGO)에 참여한 일이다. 이를 계기로 국제 공동 암연구와 유전체 데이터 공유가 본격화했다.
Q. 좋은 의사란 어떤 의사인가?
A. 현대 의료의 역량뿐 아니라 한계까지 정확히 인지해 공정한 시각을 갖추고, 이를 바탕으로 환자의 문제를 정확히 이해해 최선의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의사가 좋은 의사다. 의료 자원의 효율적인 사용도 중요하다.
제자와 환자를 위해 헌신해 온 윤성수 교수의 삶은 오랜 시간 곁에서 함께한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긴다. 서울대에서의 정년퇴임 이후에도 그는 다른 병원에서 환자들을 계속 만날 예정이다. 그의 헌신은 앞으로도 환자와 제자들 곁에서 이어질 것이다.
사진: 정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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