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교수 인터뷰 | 의학과 박성혜 교수
지난달 14일 연건캠퍼스 의학도서관(4동)에서 박성혜 교수(의학과)를 만났다. 잠깐의 만남이었음에도 의학적 미지의 영역을 향한 그의 학문적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Q. 정년을 맞이하는 소감과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A. 23년간 의대 교수로 재직하며 큰 탈 없이 이 자리에 설 수 있었음에 감사하다. 이제 긴 여정의 끝자락에서 인생의 새로운 막을 열어야겠다는 다짐과 설렘이 교차한다. 동료 교수, 후배, 제자, 연구원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 퇴임 이후에는 명예교수로서 병리학적 진단을 이어감과 동시에, 교수 재직 시절 너무 바빠서 하지 못했던 의료 봉사에도 참여하고 싶다. 가족과도 많은 시간을 보내고자 한다.
Q. 소아병리, 신경병리 전문의가 되기로 결심한 이유와 진단전자현미경 연구에 각별한 관심을 가진 계기는?
A. 소아병리와 신경병리는 많은 지식, 전문성과 경험을 요구하고 관련된 희귀 난치 질환도 많은 분야다.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를 하나씩 밝혀가는 과정을 통해 다양한 연령대의 환자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나를 이 길로 이끌었다. 처음에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선배, 스승, 저널 등의 도움을 받으며 끊임없이 공부했다. 한편 소아병리와 신경병리는 미세한 구조를 포착하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에 진단전자현미경이 필수적이다. 또 진단전자현미경을 통해 세포의 미세 구조를 관찰하는 데도 즐거움을 느꼈기 때문에 각별히 관심을 갖고 연구해 책을 출판하기도 했다.
Q. 의사로 일하며 남긴 업적 중 가장 각별히 여기는 것이 있는지?
A. 뇌에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아 관심과 애정이 많다. 가장 각별히 여기는 성과는 서울대병원 치매 뇌은행을 설립한 일이다. 뇌은행은 사망 후 기증을 통해 뇌 조직, 뇌척수액, 임상 정보를 수집하는 기관이다. 뇌은행 설립을 통해 국내 뇌은행의 표준을 구축하는 데 기여한 점에 보람을 느낀다. 뇌 질환 극복을 위해 도움을 준 기부자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 뇌 연구의 일환으로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에서 뇌종양 가이드라인을 구축하는 데 저자로 참여한 경험도 의미 있었다. 마지막으로 후학 양성 차원에서 약 15명의 박사 학위생을 배출한 데도 큰 보람을 느낀다.
Q. 암 연구와 관련해 ‘JW중외 학술대상’을 수상했는데, 해당 연구를 소개하자면?
A. 일반적으로 암은 체세포에 돌연변이가 발생해 생기지만 연구 대상이었던 중심 신경세포 종은 돌연변이가 없이도 발생하는 독특한 종양이다. 처음에 각종 검사를 통해서도 발생 원인을 찾지 못해 답답했던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검사방법을 통해 결국 특정 단백질에서 유기 화합물이 소실될 때 종양유전자가 활성화돼 종양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그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미지의 영역을 개척해 나간 박성혜 교수는 후배 연구자에게 좋은 이정표가 될 것이다. 정년 이후 새로운 장을 열게 된 그의 앞날을 응원한다.
사진: 정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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