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 온라인 카지노 휴식권 신설의 의의와 한계를 알아보다

지난 7일(월), 경북 구미의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노동하던 베트남 국적의 20대 이주노동자가 온열질환으로 사망했다. 장마의 이른 종식과 함께 찾아온 117년 만의 기록적인 온라인 카지노으로 인해 발생한 사고였다. 온라인 카지노으로 인한 노동자들의 더한 피해를 막기 위해 정부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으로 대책을 마련했지만, 노동자의 안전은 아직도 위협받고 있다.

▲사회과학관(16동) 건설 현장에 온라인 카지노 주의를 당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회과학관(16동) 건설 현장에 온라인 카지노 주의를 당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목숨을 위협하는 온라인 카지노

온라인 카지노은 어떻게 이들을 죽음까지 몰고 가는 것일까. 김인아 교수(한양대 직업환경의학과)는 “온열질환으로 응급실에 방문한 환자들의 데이터 분석 결과, 평균 최고 기온이 높거나 온라인 카지노 일수가 길어지면 응급실 환자가 증가하는 상관관계가 나타났다”라고 말했다. 온라인 카지노 사망의 가장 큰 원인은 열사병이다. 김직호 교수(서울디지털대 산업안전공학과)는 “대표적인 온열 질환으로 꼽히는 △탈수 △열탈진 △열사병 중 가장 위험한 질병이 열사병”이라고 전했다. 열사병은 체온 조절 기능이 마비돼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상승하고 신경학적 이상이 동반되는 질환이다. 노동건강연대 이상윤 대표는 “과도한 땀 배출로 인한 열탈진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때 열사병으로 악화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열사병의 주요 증상은 의식 혼미, 경련, 혼수, 구토, 빠르고 약한 맥박 등이고, 즉각적인 응급조치와 의료 처치가 없으면 위험한 상태에 이를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온라인 카지노은 우리가 일상생활을 할 때도 영향을 주지만, 노동 현장에서는 더 큰 재난으로 여겨진다.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온열질환 산재 승인 건수는 2020년 13건을 시작으로 꾸준히 증가해 2024년에는 51건 발생했다. 김직호 교수는 “지난 7일에 숨진 노동자에게도 탈수나 탈진 등의 증상이 미리 나타났을 것”이라며 “이에 대한 후속 조치가 미흡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는 열사병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추측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노동 환경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우다야 라이 위원장은 “온라인 카지노 때문에 노동자가 숨졌는데도 휴식권을 보장해 주지 않는 것은 불합리하다”라며 “현 상황에서도 저녁 7시까지 장시간 일을 하는 것은 문제적”이라고 설명했다.

 

법이 생겼지만, 쉴 수 없는 사람들

고용노동부는 온라인 카지노 휴식권을 보장하기 위해 지난 11일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규제개혁위원회(개혁위)에 제출했다. 이는 △체감 온도 기준 신설 △휴식 의무화 △냉방장치 제공 규정이 추가된 규칙으로, 개혁위의 심사를 통과해 17일부터 시행됐다. 김직호 교수는 “체감 온도 기준을 신설한 점이 가장 큰 변화”라며 “체감 온도 수치와 그에 대한 대응을 명시해 기존에는 가이드라인 수준이었던 조치 사항이 법적으로 의무화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체감 온도가 31℃ 이상일 때 사업주는 냉방‧통풍 장치를 갖춰야 하고, 33℃ 이상일 때는 노동자에게 2시간마다 최소 20분의 휴식을 제공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대륙아주 최낙현 노무사 또한 “△휴식 공간 제공 △냉방장치 △보호구 지급 등 구체적인 사업주의 책임을 명시한 것이 긍정적인 변화”라고 평가했다.

해당 개정안은 구체적인 기준을 설정해 실효성을 강화했지만, 학계 일각에서는 법안 내용의 한계를 지적했다. 특히 신설된 체감 온도 기준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여럿 제기된다. 김인아 교수는 “주관적인 체감 온도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지가 모호하다”라고 비판했다. 김직호 교수 또한 “체감 온도 측정기기가 현장에 설치되지 않는다면 체감 온도 기준이 효력을 갖추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라고 지적했다. 이번 개정안의 사각지대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의 우려가 존재한다. 김직호 교수는 “영세 사업장과 같은 소규모 사업장을 예외 조항으로 두고 있는 점이 아쉽다”라고 전했다. 최낙현 노무사도 “이동·플랫폼 노동자들은 해당 법안의 사각지대에 있어 보호받을 수 없다”라고 꼬집었다. 법안 내용이 모호하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정진우 교수(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는 “△사업장의 특성 △기후 상황 △작업 양태 △작업자의 특성 등을 고려해 사업주가 맞춤형으로 실효성 있는 대책을 취하도록 법안을 구체화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법안이 노동 현장에서 준수되지 않는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관악구에서 노동하는 택배기사 A씨(45)는 “회사에서 법안 내용을 준수하라고 말은 하지만, 물류 센터처럼 회사 근처에서 근무하는 사람들한테만 적용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택배 배달을 하면서 쉬는 시간을 챙기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전했다. 그는 “오늘도 근무하다가 힘들면 잠시 운전석에서 쉬는 것이 전부였다”라고 토로했다. 최낙현 노무사는 “근로자가 휴식을 실질적으로 요구하기 어려운 현장 분위기 속에서 이를 보장할 이행 감독과 불이익 방지 장치가 부재하다”라고 지적했다.

 

안전한 노동 환경 형성을 위해

근로자들이 노동 현장에서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현행 제도의 한계를 보완하려는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된다. 최낙현 노무사는 “온라인 카지노 휴식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려면 온라인 카지노 같은 기상재해를 ‘급박한 위험’으로 명시해 사용자가 사전에 작업시간을 조정하거나 중단할 수 있도록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등 상위 법령에서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최 노무사는 “근로자가 휴식을 요구해도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차별적 처우를 금지하고 신고자 보호에 힘써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상윤 대표 또한 “기업이 온라인 카지노 안전 수칙을 미준수했을 때 노동자들이 쉽고 안전하게 신고할 수 있는 제보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에 더해 정부의 관리·감독 및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법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도록 정부의 관리·감독 기능을 강화하고, 사업주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 의식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직호 교수는 “한국은 안전 의식이 굉장히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업장을 운영하는 사업주의 안전 의식이 가장 중요하다”라며 “사업주 교육을 통해 근로자들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이상윤 대표 또한 “온라인 카지노을 예외적인 상황으로 생각하는 통념을 버려야 한다”라며 “언제 어디서나 온라인 카지노으로 인한 건강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일상적 관리 조치가 시행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사업주의 안전 의식에서 그치지 않고 노동자 또한 스스로 위험을 인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존재한다. 최성원 교수(서울디지털대 산업안전공학과)는 “노동자가 자발적으로 안전 보장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 전문 기관의 지원을 요청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시행, 홍보활동 강화 등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노동자에게 휴식은 선택 사항이 아니라 생존에 직결된 문제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의 개정은 고무적인 변화를 보여주고 있지만,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여럿 남아 있다. 정부와 사업주는 더 이상의 희생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인 안전망을 구축하고 안전 의식을 개선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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