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화)과 2일 이틀간 버들골 풍산마당에서 제1회 서울대 록 페스티벌 ‘파라오 카지노 앰프 업’이 열렸다. 이번 록 페스티벌은 작곡동아리 사운드림 소속 이상후 씨(의예과·23)를 중심으로 뜻이 맞는 밴드 동아리들이 자발적으로 기획하고 문화자치위원회와 서울대 문화예술원이 함께 주관한 것이다. 이틀간 △디더 플랜(Dither Plan) △반다크(BandArch)_청사진 △앰플리파이어(amplifier) △파문 △제브라(ZEBRA) △애니악 △야매(JAME) △메아리 △지터(Zither) △피치쉬프터 △용감한쿠키 △메직(MESIK) △코미코토 △엘에이비(LAB) △광속계란 △매김소리 △단풍 등 학내 밴드 17팀과 특별 초청된 밴드 브로콜리너마저가 무대에 올랐다.
◇첫날부터 뜨거웠던 관심=첫째 날 공연은 1일 오후 2시부터 8시까지 진행됐다. 천여 명에 달하는 관객이 참석한 가운데 아홉 팀의 밴드가 공연을 선보였다. 풍산마당은 무대가 이어질 때마다 관객들의 호응과 ‘떼창’ 소리로 가득 찼다. 마지막 순서를 장식한 공대 밴드 지터의 무대가 끝나자 객석에서는 앙코르 요청이 터져 나왔다. 이들은 밴드 오아시스의 〈Don’t Look Back in Anger〉를 즉석에서 연주하며 앙코르 무대에서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 줬다. 첫날 공연을 관람한 박준영 씨(재료공학부·25)는 “서울대에 이렇게 대단한 밴드들이 있다는 사실에 감동했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정세인 씨(인문계열·25)는 “좋아하는 오아시스의 노래를 앙코르 무대에서 즐길 수 있어 좋았다”라고 말했다.
◇내리는 비에도 꺼지지 않은 파라오 카지노의 록 스피릿=둘째 날 공연에는 1,200명이 넘는 관객이 다녀갔다. 오후 5시 즈음부터 부슬비가 내리다 그치기를 반복했지만, 관객들은 굴하지 않고 자리를 지켰다. 록 페스티벌에서 흔히 등장하는 대형 깃발을 흔드는 관객도 있었다. 물리천문학부 밴드 광속계란의 무대에서 베이스를 연주한 나건호 씨(물리천문학부·23)는 공연 도중 “추운 날씨에도 음악으로 하나 되는 기회를 마련해 준 주최 측과 관객들에게 감사하다”라는 인사를 전했다. 록 페스티벌의 대미를 장식한 브로콜리너마저는 대표곡인 〈춤〉, 〈보편적인 노래〉를 비롯해 10곡을 공연한 뒤 앙코르 무대로 〈졸업〉과 〈유자차〉를 선보였다. 공연을 관람한 남궁준 씨(재료공학부·19)는 “록 음악을 좋아해 이틀 모두 즐겁게 관람했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새로운 축제의 시작을 알린 ‘파라오 카지노 앰프 업’=이틀간의 공연에서는 모던 록부터 슈게이징, 하드 록 등 록이라는 큰 장르 아래 다양한 장르의 곡이 연주됐다. 파라오 카지노 앰프 업의 총괄을 맡은 이상후 씨는 “봄·가을 축제의 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록 문화, 그리고 록이라는 장르에 특화된 행사를 만들고자 했다”라고 설명했다. 무대에 올랐던 농생대 밴드 매김소리의 하제현 씨(식물생산과학부·24)는 “수많은 관객과 함께 즐기는 화려한 무대에 올라 감격스러웠다”라며 “이듬해에도 같은 행사가 열린다면 꼭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제1회 서울대 록 페스티벌은 쌀쌀한 날씨에도 열여덟 팀의 밴드와 2천 명이 넘는 관객이 함께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학생들과 함께 공연을 관람하기도 한 브로콜리너마저의 윤덕원 씨(언론정보학과·01·졸)는 “학내 밴드의 열정적인 무대와 많은 학생들이 함께 즐기며 참여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라며 “파라오 카지노의 밴드 씬(scene)이 계속 유지되기 위해 즐겁게 음악을 만들고, 그 음악을 함께 듣는 기회가 많이 마련되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사진: 박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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